호이안 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걸려서 다낭 역으로 왔다. 기차를 타고 나트랑 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밤기차의 침대 표를 샀다. 기차는 밤 10시에 떠난다. 지금은 오전 10시다. 기차시간 까지는 12시간이 남았다.
용 다리를 걸어서 건너 갔다. 바다가 강처럼 육지로 들어와 있는 곳 이어서 어선들이 많이 있었다. 둑에 줄을 매놓고 사람들이 작은 배에 올라 손으로 줄을 잡고 큰 배로 왔다 갔다 하였다.
다음날 아침에 나트랑에 도착하였다. 호스텔이 기차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고 되어있었다. 그러나 20분을 걸어도 안 나왔다. 지나가는 여자에게 호스텔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대신에 자기 오토바이 뒤에 타라고 하였다. 20분 가서야 호스텔이 나왔다
돔 방 에는 침대가 네 게 있었다. 남자는 나 혼자고 셋은 독일여자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놀러 왔다고 하였다. 호스텔은 바닷가에서 가까웠다. 아가씨들이 바다에 수영 하러 갔다가 수건만 두르고 들어왔다. 한 아가씨는 키도 크고 날씬하고 예뻤다. 긴 치마로 갈아 입으니 귀부인처럼 보였다.
밤이 되었는데 두 아가씨들은 없고 예쁜 아가씨만 있었다. 내가 물었다. 셋 이서 같이 다니면 불편하지 안느냐고. 어릴 때부터 학교를 같이 다녀서 서로를 잘 안다고 하였다. 의견이 맞지 안을 때는 다수결로 결정 한다고 했다. 음식값은 각자가 낸다고 하였다. 공동주머니를 만들어 놓고 돈을 거두어서 보관해둔다고 했다. 셋 이서 같이 쓰는 비용은 이 주머니 돈을 사용한다고 했다.
두 친구는 어디 갔느냐 라고 물었다. 여기서 만난 남자 아이 들 하고 재미 보러 갔다고 하였다. 왜 같이 안 갔느냐고 물었다. 자기는 독일에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였다
나트랑은 해안이 시내에 있었다. 해안에는 긴 금빛 모래사장이 있었다. 파도는 거친 편 이었다. 모래사장을 걸었다.
늘씬한 아가씨들이 지천으로 모래 위에 널려있었다. 쏘련 에서 왔다고 하였다. 모래밭에서 조그만 비닐봉지 두 개를 주었다. 잎사귀 말린 것이 들어있었다. 대마초였다. 이 비닐봉지 두 개를 종이로 잘 싼 다은 바지 주머니 속에 넣었다. 다음날 미니버스를 타고 달랏으로 갔다.
후일 나는 사이공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갈 때 사이공의 호스텔에 짐을 맡겨두게 되는데 이 짐 속에 대마초를 넣어두었다. 곁길 여행을 마치고 다시 사이공으로 와서 캄보디아로 가게 되는데 이때 국경검색이 두려워서 대마초를 버리고 말았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10여년만에 또 다시 찾았다. 옐로스톤은 미국에서도 워낙 오지에 있기 때문에 평생 한번도 가보기 어려운 곳이다. 미국 대륙의 중서부, 인구도 불과 100만 남짓인 4개 주, 즉 몬태나, 와이오밍, 사우스 다코타, 노스 다코타인데 이중 몬태나와 와이오밍에 옐로스톤이 걸쳐 있다. 국립공원이라는 제도를 만든 첫번째 국립공원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관련돼 가장 관심을 끄는 것중 하나가 1988년에 일어났던 대화재로 무너졌던 수목들의 재활 여부다. 10여년전 방문했던 옐로스톤의 숲들은 모두 검게 그을렸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제야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였다. 21세기에 들어선 현재는 새로운 나무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1. 옐로스톤의 어퍼폴과 로어폴을 완벽하게 보지 않고서는 왜 옐로스톤이 ‘노란 돌’인지 몰랐다. 노란 돌 옆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장관을 보고서야 이렇게 광활한 국립공원의 이름으로 ‘노란 돌’을 쓰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2. 옐로스톤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간헐천(Geyser)을 ‘올드 페이스풀’부터 시작한다면 그 후에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만나게 될 여러 곳의 간헐천을 우습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1시간 남짓 넘게 ‘올드 페이스풀’의 분출하는 물줄기를 기다리면서 인간세상이 얼마나 신의와 신뢰가 부족했으면 시간에 딱 맞춰서 물줄기를 보여주는 간헐천을 ‘옛날부터 신의 있는 친구’라고 했을까. 혹시라도 올해까지만 신의를 지키다가 내년부터는 이를 저버리면 어떻게 하나.
캐년 빌리지에 있는 방문자 센터에 가보면 이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아이다호부터 시작된 화산활동이 60만년 전 쯤 와이오밍에서 끝나면서 생성된 지질구조는 아마도 현대인이 살아가는 최소 몇십 년간은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올드페이스풀 이외의 간헐천들은 파란 바닥이 들여다보이는 대중탕의 온탕 같다. 하지만 미드웨이, 로어, 비스킷 등 간헐천은 열거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보고 와야 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미드웨이 ‘온탕’은 한바퀴 돌면서 따뜻한 온기와 유황냄새가 황홀함을 느끼게 한다. 소위 말하는 8자 모양 중 아래 원부분이 분화구 지역이다. 폭발했던 마그마가 바로 아래서 지하수를 데우는 간헐천이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3. 옐로스톤의 장관을 또 볼 수 있는 곳이 북쪽 끝 매머드 핫 스프링스에 있는 테라스다. 석회성분이 있는 온천수가 조금씩 아래로 흐르면서 계단 모양을 만들어 내고 이것이 매우 높게 층을 이뤄 ‘테라스’라고 부른다. 물 흐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계단이 온천수에 포함된 성분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색을 낸다. 어퍼 테라스에는 승용차가 접근할 수 있어 볼만하고 로어 테라스를 걸어내려 오면서 각가지 테라스를 즐길 수 있다.
4.공원 곳곳에는 쉼터가 많다. 오지인 탓에 요세미티 같은 번잡함이 없다. 뻔한 길인데도 운전하고 가면 주위에 차도 안보일 정도다. 8자 코스 중 위쪽 원지역은 분화구하고는 거리가 있기에 여느 국립공원 같다. 8자의 한쪽 축인 매모드 핫 스프링스에서 산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면 타워 폴이 있는데 이 지역을 타워-루즈벨트라고 한다. 폭포를 보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왕복 40분짜리 트레일이 있다. 별로 험하지 않지만 따라 내려가면 간헐천에서 내려오지 않은 옐로스톤 리버를 만져볼 수 있다. 이곳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서쪽에 비해서 산세가 험해서 계곡이 있고 덕분에 ‘그랜드캐년 오브 더옐로스톤’이 펼쳐진다. 덕분에 이곳에서 ‘노란 돌’을 만날 수 있다.
5.캐년 빌리지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헤이든 밸리가 있다. 들어서자마자 차들이 정체 현상을 빚는다. 다름 아닌 길가에 나와 있는 야생동물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곰도 볼 수 있다는데 일행은 들소의 일종인 바이슨을 실컷 봤다. 들에서 살기에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게 생겼지만 집에서 기르는 황소와 다를 바 없다. 이곳에선 어디나 해발 6000피트가 모두 넘는 지역임에도 멀리 광활한 들판 뒤에 높디 놓은 산맥들이 보여 한편의 풍경화를 연상하게 한다.
머드 볼케이노 에어리어에는 마침 진흙층 아래서 지하수가 올라와 보글보글 진흙으로 만든 찌개를 연상하게 한다. 드래곤 마우스 스프링은 마치 용의 주둥이 같이 수증기, 온천수와 함께 기괴한 소리를 토해낸다. 맞은 편에 있는 설퍼 칼드론(유황 가마솥)은 이름 그대로 유황 성분을 함유한 뜨거운 온천수가 펄펄 끓고 있었다.
6.8자의 남쪽 끝 웨스트 썸(West Thumb)은 조용한 옐로스톤 레이크에 마그마가 분출된 것 같이 작은 바위를 수면 위까지 뿜어낸 곳이다.
7. LA에서 옐로스톤을 가려면 항공편을 이용해서 솔트레이크 시티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솔트레이크까지는 편도 800마일, 옐로스톤까지는 400마일이다. 결국 LA→ 솔트레이크시티→ 아이다호→ 몬태나→와이오밍(옐로스톤)이다. 미국의 다른 명소들은 관광 버스가 많은데 옐로스톤은 그렇지 않다. 아주관광 같은 LA관광회사와 중국계 관광회사 몇 곳만이 코스를 운영한다. 젊은 사람들은 캠핑도 많이 한다. 하지만 아이다호에서 넘어가는 코스나 그랜 티톤을 지나 아이다호로 돌아오는 코스가 개인이 여행하기에는 쉽지 않다. 또한 겨울, 특히 11월에는 방문하는 것이 좋지 않다. 그 다음해 5월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8. 만약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하루쯤 시간이 있다면 앤텔롭 아일랜드를 추천한다.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의 50배나 진한 소금물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