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과 파라과이 그리고 아르헨티나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에도 갔다. 시내 버스를 타고 기사에게 뜨리 보더스 마크 에 간다고 말하면 된다. 40분쯤 가다가 길가에 내려주었다. 여기서 30분쯤 걸어가니 마크가 나왔다. 세 나라의 국경은 강 가운데서 만나고 있었다.

이집트에 있는 오벨리스크 같은 첨탑이 세워져 있었다. 별로 크지도 않았고 높지도 아니 하였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세 나라가 합의하여 이 탑을 만들었다. 브라질 국기의 상징인 노랑색과 파랑 색이 위 아래로 칠해져 있었다. 주변을 조그만 공원처럼 꾸며 놓았다. 식당 겸 기념품 파는 가게가 있었다. 건물은 2층으로 옥상에 올라가서 강을 볼 수도 있었다.
걸어서 버스 타는 곳으로 돌아왔다. 도중에 농가가 하나 있었다. 오리도 있고 닭도 키웠다. 집 앞에 개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나를 보고 꼬리를 쳤다. 거기 앉아서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었다. 음식을 개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개들하고 한 시간 놀다가 헤어져서 왔다.
비행기를 타고 벨렘 으로 갔다. 상 파울로 에 들려서 손님들을 내리고 타게 한 다음 다시 떠났다. 벨렘은 브라질의 동북쪽에 있는 도시다. 벨렘은 베들레헴 이라는 뜻이다. 아마존 강이 대서양과 만나는 곳에 있다. 아마존 강이 그 많은 양의 물을 쏟아내는 곳이다.
공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예약해둔 호스텔을 찾아갔다. 주소를 차장에게 보여 주었다. 한참을 달려서 시내의 어느 곳에 나를 내려주었다. 혼자서 하는 배낭여행 중에서 제일 힘 드는 부분은 택시를 타지 않고 호스텔을 찾아가는 일이다. 날은 덥고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길가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젊은 청년이 앉아 있었다. 주소를 보여주고 호스텔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이 길로 위로 올라가다가 큰길을 만나면 거기서 좌 회전을 하라고 하였다. 길을 돌아서 얼마 안가니 호스텔이 나왔다. 이렇게 쉽게 호스텔을 찾아 본 것은 처음 이었다.
호스텔은 아침밥을 안 주었다. 호스텔 부근에 음식점이 많이 있었다. 데스크 에서 일하는 젊은이 에게 마나우스 가는 배를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 보았다. 자기도 잘 모르니 바닷가로 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아마존 강을 여행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마나우스 에서 아마존 강을 흘러내려 가는 것 이다. 유속을 따라 가기 때문에 배가 빨라 3박 4일 이면 벨렘에 도착한다. 이때는 배가 강의 중앙으로 가기 때문에 강가밀림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다른 하나는 베렘 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 가는 것이다. 물살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배가 강가로 붙어서 간다. 마나우스 에 도착하려면 5박 6일이 걸리지만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마존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버스를 타고 벨렘 항구의 맨 끝까지 갔다. 해군기지가 있었다. 거기서 부 터 죽 걸어서 역행으로 내려 오면서 선창이 있는 곳 마다 들어가 마나우스 가는 배가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점심때가 되도록 걷고 물었다. 마나우스가는 배는 여러 척이 있었고 출발 날짜와 떠나는 장소가 배에 따라서 달랐다. 배는 선창에 정박해 있어서 구경 할 수가 있었다.

출처: https://twistedsifter.com/2012/05/famous-tripoints-around-the-world/
조금 더 걸었더니 선창이 나왔다. 배에는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배의 갑판 위에 주렁주렁 해먹을 매달아 놓고 있었다. 커다란 화물선이었고 배는 낡아 보였다. 이 배는가는 도중에 산타렘 에서 하루 자고 배를 바꾸어 타야 한다고 했다. 직접 가는 배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더 위로 올라 가보라고 하였다.
한참을 걸었더니 건물이 있는 선창이 나왔다. 여객선 부두였다. 마나우스로 가는 제일 좋은 배가 여기서 떠난다고 있었다 쓰여있었다. 크고 아름다운 여객선이 정박해 있었다. 이제야 제대로 찾았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배는 모래 떠난다. 매표소는 문을 닫고 있었다. 중년 남자가 손에 수첩을 들고 다가왔다. 배표를 판다는 것이었다. 뱃삯은 벽에 크게 붙어 있었다. 남자에게 표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가짜 매표상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복을 입고 제모를 착용한 순찰요원이 있었다. 이 사람에게 표를 사도 괜찮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괜찮다고 하였다.
표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저렴 한 것으로 갑판위에 해먹을 치고 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단독침실이다. 70 노구에 해먹을 치고 자면 허리도 아플 것이고 떨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가 열대 지방 이라고는 하지만 밤에는 쌀쌀하다. 5박 6일을 가야 한다. 눈 딱 감고 1인용 단독 침실 표를 샀다.
걸어 오다가 길 건너를 보았더니 하얗고 아름답고 깨끗한 성당건물이 보였다. 까떼드랄 데 쎄 즉 ‘깨달음의 성당’ 이라고 하였다.
외국에 일단 도착해서 여장을 풀면 반드시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서 한쪽 손에 들고 걸었다. 현지 사람이 무엇을 사가지고 집에 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내가 들고 다니는 봉지 속에는 물 한 병과 술 한 병과 점심이 들어있다. 더워서 윗도리를 벗어서 봉지 속에 넣고 걸었다.
어느 곳에 하얀 개 한 마리가 강아지 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접근 해서 개를 달래고 강아지 한 마리를 들어 올렸다. 강아지는 냄새가 좋다. 강아지를 데리고 한참 놀다가 내려놓고 일어섰다. 옆에 두었던 비닐봉지가 없어졌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누가 가져갔느냐고 물어 보았다. 다들 모른다고 했다. 봉지의 와이샤쓰 주머니 속에 돈이 들어 있었다.
한참을 안가고 앉아서 주변을 살폈다. 한 남자가 비닐봉지를 나무 뒤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나무 뒤로 가서 비닐봉지를 가지고 왔다. 술병이 없어졌다. 돈은 그대로 있었다. 이 사람은 술병만 보았지 종이 속의 돈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 기쁜 표정도 짓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서효원 선생님은 은퇴를 하고 세계여행을 백팩 하나만 메고 하신 분입니다. 본문은 전혀 손보지 않았습니다. 이해 바랍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