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샤에서 달라 달라 미니버스를 타고 5시간에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승객은 현지인들 이었고 나 혼자만 외국인 이었다. 정거장에 내리자 사람들이 벌떼 같이 달려 들었다. 택시를 타고 가자느니 싸고 좋은 호텔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는 손님잡이 들이었다.
이들이 잡아주는 택시를 타면 돈을 더 주어야 한다. 손님을 데려다 주고 택시기사로부터 팁을 받기 때문이다. ‘아바리 약콕? (안녕 하세요?)’ ‘앗살람 알라이쿰 (회교 인사)을 연발 하였다. 이들은 나를 놓아 주었다.

근처의 공원으로 갔다. 남은 양고기 싸온 것을 먹기 시작 했다. 가방 과 배낭을 풀어 해치고 무엇인가를 찾는 것처럼 하면서 속을 다 보여 주었다. 돈 될 만한 것은 없으니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신호를 보냈다. 사람들은 안 보는 척 하면서도 나의 일 거수 일 투족을 다 보고 있었다.
잔디 위에 누웠다. 배낭은 머리에 베고 가방은 두 다리를 올려 놓았다. 잘 때는 몸의 어딘가에 물건이 닿도록 해야 했다. 누가 가방을 건드리는 바람에 눈을 떴다. 애가 공을 가지고 놀다가 부딪친 것이었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있었다.
길거리로 나섰다. 호스텔로 가자면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는 위험하다. 운전수 외에 사람이 타고 있는 택시는 타지 말아야 한다. 도중에 운전수가 사람을 태우면 차에서 내려야 한다.
1200 케냐 쉴링에 흥정을 끝내고 택시에 올랐다.
서효원 선생님은 은퇴를 하고 세계여행을 백팩 하나만 메고 하신 분입니다. 본문은 전혀 손보지 않았습니다. 이해 바랍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