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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과수 폭포에서 흠뻑 젖다

다음날은 주 폭포를 향해서 걸어갔다. 하늘에서 오색 빛 찬란한색종이 들이 쏟아져 내렸다. 색종이를 뿌리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색종이인가 하고 자세히 보았더니 형형색색의 나비들이었다. 이렇게 많은 나비들은 처음 보았다. 나비들이 나에게 와서 내려 앉는다. 머리 위에 앉고 팔에도 앉고 옷에도 앉는다. 털어버릴까 하다가 가만히 있었다.

주 폭포 가까이 가자 화장실이 나왔다. 화장실 주변의 땅은 온통 꽃밭이었다. 화장실에 무슨 꽃인가 싶어서 잘 보았더니 나비들이었다. 형형색색의 나비들이 땅바닥에 내려와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도망을 안 간다. 나비들이 땅에서 철분이나 소금 같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 폭포 바로 옆에 구경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물이 가까워서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첨언 하고 싶은 것은 이 폭포 입장 하는 곳 에서 멀지 안은 곳에 새 공원이 있었다. 900마리 이상의 새가 있고 종류도 150 가지가 넘었다. 뱀도 있고 도마뱀도 있고 악어도 있었다. 나비들을 기르는 커다란 철망으로 된 나비전시관도 있었다. 부리 큰 새가 내 팔에 와서 앉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쪽의 이과수 폭포 구경을 마치고 버스로 파라과이의 시우다드델에스테 라는 도시로 갔다. 이 도시는 브라질의 포스도이과수 라는 도시와 바로 연결되어있었다. 그 사이에 파라나 강 이 흐르고 그 강 위로 우정의 다리가 놓여있었다. 시우다드델에스테는 파라과이 에서 아순시온 다음으로 큰 도시다. 인구 35만이다. 이 도시에 간 목적은 이타이푸 댐과 국제시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과수 폭포 시에서 출발한 버스는 아르헨티나 국경을 지나갈 때 손님들로 하여금 출국수속을 밟게 했다. 브라질은 경유만 하기 때문에 입국 수속이 필요 없었다. 브라질에서 우정의 다리를 지나서 파라과이로 들어갈 때도 입국수속을 밟지 아니 하였고 버스는 정거조차 하지 않았다.

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목적했던 여관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부근의 어떤 건물을 손가락으로 가르쳤다. 호스텔은 다행히 근처에 있었다. 이 집에서는 밥은 안 주었지만 정수된 식수를 항상 냉장고에 넣어두고 공짜로 먹게 하였다.

가까운 곳에 재래시장이 있었고 그 안에 음식점도 많이 있었다. 음식 중에는 우리나라 순대처럼 닭 모가지를 비우고 그 속에 닭 내장을 다져서 양념에 버물러 넣고 찐 닭 모가지 순대가 있었다. 독주하고 같이 먹으니 맛이 일품이었다.

여장을 풀고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국제시장으로 걸어서 갔다. 가는 도중에 이상한 것을 보았다. 중국의 공자공원이 있는 것이었다. 어떤 연유로 중국에서 먼 이곳에 공자공원이 있단 말인 가.

파라과이는 바다가 없다. 세계의 대부분의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항구를 통해서 수출품을 내 보내는데 파라과이는 항구가 없다. 따라서 파라과이는 브라질과 국경이 닿아있는 시우다드델에스테를 수출창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중국에서 전자제품 의류 등 모든 제품을 무관세로 들여와서 역시 무관세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팔고 있었다. 이 두 나라 사람들이 여기 와서 물건을 차떼기로 사갔다.

국제시장에서 가장 큰 백화점은 이름이 차이나 백화점이었다. 백화점 안에 들어가 보니 없는 것이 없었다. 전자제품이 가장 많았다. 제복을 입은 예쁜 현지 아가씨들이 나를 반갑게 맞이 하였다. 국제시장의 상권은 중국사람들이 쥐고 있었다.

이타이푸 발전소를 보러 갔다. 발전소는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을 이루는 파라나 강을 막아서 만들었다. 댐의 크기 저수량 발전량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였다. 1975년에 짓기 시작하여 10년 걸려 완공 하였다. 원자력 발전소 10개가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되는 전기는 파라과이 총 전기수요의 78% 브라질 총 수요의 26%를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타이푸 라는 이름은 발전소를 짓기 전에 강 가운데 섬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이 이타이푸였다. 지금은 물속에 잠겨서 없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발전소 직원들이 파업을 하고 있어서 안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옆에 있는 숲 속에 들어가 잤다.

취침이 끝난 후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나 부자는 있게 마련이다. 크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다. 들어 갈려고 하였으나 입구에 자물통이 채워져 있었다.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커다란 저택이 있었다. 경비원이 무엇 때문에 왔느냐고 물었다.

나는 사정을 말하고 경치가 아름다우니 좀 들어가 볼 수 없겠느냐고 청을 넣었다. 경비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문을 열어 주었다. 호수로 갔더니 이것은 호수가 아니라 큰 강이 내륙으로 쑥 들어와 있는 곳이었다.

여자아이가 조그만 배를 타고 노를 젓고 있었다. 손짓으로 내게로 오라고 했다. 설마 했는데 이 여자아이가 진짜로 내게로 왔다. 좀 타보자고 했더니 배를 강가로 댔다. 한참을 어린 소녀와 놀았다. 인간도처 유 청산이라.

서효원 선생님은 은퇴를 하고 세계여행을 백팩 하나만 메고 하신 분입니다. 본문은 전혀 손보지 않았습니다. 이해 바랍니다.<편집자주>